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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의 칭찬리더십 :: 2006/06/14 10:25

지난해 9월 말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붕괴 직전의 한국 축구 대표팀을 살릴 '후반전 조커'로 긴급 투입됐을 때 아무도 그의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지 못했다. 독일 월드컵까지 불과 8개월을 남겨놓은 한국 대표팀은 북한.중국.일본 등 네 나라가 참가한 8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꼴찌(2무1패)의 수모를 당하는 등 바닥까지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1m70㎝의 다부진 체격의 아드보카트는 '리틀 제너럴' '나폴레옹'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대표팀을 차근차근 바꿔 나갔다. 선수들을 다독여 사라진 자신감을 회복시켰고, 1월 미국 전지훈련에서 포백 수비라인을 실험하는 등 전술적 유연성을 키웠다. 노르웨이, 가나와의 평가전 졸전 뒤 시선이 따가워지자 "4년 전과 정신력.전력에서 비슷하다"며 꿋꿋하게 비난 확산을 막았다. 그 결과는 52년 만의 원정 첫 승이라는 값진 기록이었다.

히딩크 감독이 넘볼 수 없는 카리스마로 대표팀을 장악했다면, 아드보카트의 리더십은 대화와 칭찬을 바탕으로 한 부드러운 것이다. 그의 리더십을 그의 이름 영어 철자(Advocaat)로 풀이했다.

◆ A(affection.애정)=외모는 고집불통처럼 보이지만 아드보카트는 의외로 선수들을 세심하게 다독인다. 그 바탕에는 어머니 같은 애정이 깔려 있다. 지난해 10월 이란과 친선경기를 하기 전 아드보카트는 미드필더 이호에게 이란의 공격수 카리미를 막는 방법을 적은 메모를 전해줬다.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어린 선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 것이다. 그는 선수별로 일일이 임무를 일목요연하게 적어 선수마다 나눠 줬다.

◆ D(diligence.부지런함)=축구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드보카트는 축구 외에 취미가 없다. 1~2월 해외 전지훈련 때도 팀 전력을 분석하는 데 온 시간을 쏟았다. 그런 부지런함으로 그는 부임 뒤 20여 차례 프로축구 K-리그 경기를 관전하며 대표팀 재목을 골랐다.

◆ V(victory.승리)=아드보카트는 "우리가 월드컵에 참가하는 이유는 승리하기 위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나는 이기기 위해 팀 전술을 구사한다"고도 했다. 승리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전임 감독들이 접어 두었던 포백 수비라인을 다시 꺼내든 이유는 경기 중 상황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변수들에 능란하게 대처해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서다. 목표는 승리다.

◆ O(optimism.낙관주의)=지난해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의 일성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겠다"였다. 선수들에게 '자기 자신이 되라(Be Yourself)'고 강조했다. 자신감은 팀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 그는 토고전 직전에도 "우리 팀은 2002년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순간도 패배를 염두에 둔 적이 없는' 낙관주의자다.

◆ C(communication.소통)=선수들에게나 코치진에게나 말을 돌려 하는 법이 없다. 예(Yes), 아니오(No)가 분명하다는 얘기다. 명확한 의사소통 중시다. 올바른 결정을 위해서라면 언쟁도 서슴지 않고, 토론이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분위기다. 대표팀 홍명보 코치는 "옆에서 보기에 어색할 정도로 핌 베르베크 코치와 충돌하곤 한다"고 말한다. 결과는 능률 향상이다.

◆ A(ability.능력)=대표 선수를 뽑을 때 나이나 경력은 선정 기준이 아니었다. 포지션 전술 적응력이 뛰어난 선수를 우선했고, 지금 컨디션보다 기본 능력을 중요시했다. 부상으로 출전을 하지 못해 경기력이 떨어졌던 송종국이 발탁된 배경이다. 자질이 뛰어난 재목들은 조직력으로 꽁꽁 묶었다.

◆ A(applaud.칭찬)=훈련 때 칭찬은 선수들을 춤추게 했다. 아드보카트는 질책을 할 때도 가급적 칭찬을 곁들이고, 칭찬해야 하는 상황이면 곧바로 칭찬한다. 실전에서도 "네가 오늘 최고다. 다 같이 골을 잡으러 가자"고 말해 부담을 줄여 준다.

◆ T(touch.접촉)=선수들과 개별 면담은 거의 하지 않는다. 해야 하는 경우에는 "내 눈을 보고 얘기하라"며 선수들과 독특하게 '접촉했다'. 1월 전지훈련 초반 컨디션이 좋았던 박주영이 슬럼프에 빠지자 아드보카트는 박주영을 불러 "눈과 눈을 마주보며 마음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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