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귀재’ 워런 버핏 한국기업 대구텍 인수 :: 2006/05/08 10:15

6일 오전 8시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시. 꾸물꾸물한 봄날 이곳에서는 투자귀재 워런 버핏(75·사진)이 경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주주총회가 열렸다. 실내체육관과 컨벤션센터 등을 갖춘 초현대식 다목적 시설인 퀘스트센터는 새벽부터 미국 전역에서 주주 등 2만4000명이 몰려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마하 인근 호텔들은 완전히 동났고, 시내 식당들은 소액주주들로 초만원이었다. 모두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 2위의 부호인 ‘미다스의 손’ 워런 버핏 회장을 보기 위해서였다.

68개 기업을 보유한 버크셔해서웨이의 시장 가치는 1980억달러. 무려 447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초우량 투자회사다. 현재 거래되는 주식 가격은 무려 9만달러(9000만원). 1968년 1월 그에게 1만달러(약 1000만원)를 투자한 사람은 지금 4000만달러(약 400억원)의 부자가 돼 있다. 1968년 1월 말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는 20달러50센트였다.

현장에서 만난 방송기자 출신인 캐런 케일리쉬(60)씨는 “그의 한마디에 따라 주식 시장이 출렁였다”면서 “돈에 관한 한 버핏은 하느님 다음으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주총에 참석했다. 짙은 감색 상의에 회색 양복 바지 차림인 그는 거의 해어진 신발을 신고 있었다. 420억달러를 가진 부호(富豪)치고는 초라한 모습이었다. 1시간짜리 영화 상영 후 단상에 오른 그는 60여명의 주주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세계 유가는…”, “환율은…”, “미국의 사회보장 보험은 어떻게 되는 건지…”,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어떻게 돈을 벌 건지…” 등 질문 내용이 다양했다. 그때마다 버핏 회장은 주주들에게 의미 있는 답변들을 내놓았다.

“평가할 수 없는 기업엔 투자하지 말라”, “미국 정부가 세제 개혁을 하는 바람에 내가 내는 세율이 우리 회사 비서가 내는 것보다 낮아졌다”, “투기보다는 투자를 하라”, “훌륭한 교훈엔 시효가 없다”, “시장은 우리를 위해 존재한다”….

주총은 시종 축제분위기로 진행됐고, 사외이사인 빌 게이츠도 온종일 자리를 지켰다.

버핏 회장은 이날 이스라엘의 IMC그룹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IMC그룹은 한국의 중소기업인 대구텍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IMC는 지난 99년 대한중석의 한 사업부를 인수한 뒤, 대구텍으로 이름을 바꾸고 3억달러를 투자했다. 이 회사는 지금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절삭 공구 등을 생산하고 있다. 대구텍은 버크셔해서웨이가 인수한 첫 한국 기업이 된 셈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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