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와 싱가포르 국제학교 :: 2006/04/26 09:25

4월 11일 개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싱가포르 미국국제학교 행사에 싱가포르 독립 및 근대화의 산증인인 리콴유 전 총리가 축사를 하기로 예정돼 있다. 그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싱가포르가 인구 400만명의 소국이지만 국제 정 치에서 그의 훈수 한 두마디는 항상 화제가 된다. 82세의 고령인 그가 일개 외국인 학교의 개교 기념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한다는 것은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 렵다.

리콴유가 축사를 하는 이유는 싱가포르 정부 입장에서 현지 다국적기업에 근무하는 외국인들과 그들 가족의 행복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싱가포르 경제에서 서비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상회하고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다 . 외국인들이 싱가포르에서 은행 거래와 쇼핑을 많이 하며 창업을 대규모로 하고 있다. 그 결과 고용이 늘고 싱가포르 경제는 지난해 5.7% 실질 성장에 이어 금년에 는 7%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업의 발전으로 국가 전체의 생산성이 개선돼 중장기적으로 연 6%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돼 연 4~5% 성장도 어려운 한국과 대비가 된다.

싱가포르는 2002년 장기경제발전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리콴유 전 총리나 리센룽 현 총리가 고속 성장을 하는 신흥 대국 중국과 인도에 대한 서비스 수출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하자고 주장해 왔다. 특히 아시아 금융, 무역, 물류의 허브가 되고자 정부가 노력 중이며 외국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금융산업 중에서 특히 자산운용산업에 관심이 많다. 한국의 금융 허브 계획과 경쟁 이 되지만 싱가포르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많다. 이미 2005년까지 100여개에 육 박하는 헤지펀드들이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겼고, 스위스에서 거액의 은행계좌들이 꾸준히 이동하고 있다.

외국 기업의 싱가포르증시 상장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110여개의 외국회사 들이 싱가포르 주식시장에게 자금을 조달해갔다. 은행들의 PB(거액 개인)자산도 연 30%씩 증가하고 있다.

외자 유입만 활발한 것이 아니라 테마섹을 중심으로 해외지분 투자 및 융자도 급증 하면서 싱가포르달러의 파워가 막강해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각국에 대해 대출이 지난 3년간 연평균 19%씩 증가했다. DBS은행이 최근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했지만, 싱가포르 정부 소유의 테마섹은 제일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스탠다드차타드은 행의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2005년 인도와 ‘포괄적 경제협력계약’을 맺은 후 양국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졌다 . 인도관광객이 전체관광객 7%를 차지하고 인도 신흥 부자들 사이에 싱가포르에 고 급아파트를 한채씩 소유하는 부동산붐이 불고 있다. 작년에는 엄격하기로 소문난 싱가포르 정부가 파격적인 정책결정을 했다. 외자를 유치해 두개의 대규모 카지노 를 개장하고 파리 스타일의 ‘크레이지 호스’라는 카바레극장도 허가를 내줬다.

영어가 공용어이고 중국어를 배우러 오는 학생들도 증가해 유학생 수가 2002년 5만 명에서 지난해 7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들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거주하려면 우선 교육, 의료, 법률 서비스가 우수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수십개의 외국인중고등학교 외에 미국 시카고대, 와튼경영대학원 , 유럽의 인시아드(INSEAD) 등 명문대 분교가 개설돼 아시아 교육 허브로도 발돋움 하고 있다.

매경이코노미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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