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童顔) 비즈니스 :: 2006/04/14 11:23

대기업 홍보실에서 근무하는 L부장.

요즘은 주말이면 백화점 매장 등을 돌며 옷을 직접 고른다. 짬이 날 땐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각종 패션 스타일과 남성 화장품 등의 유행 경향도 체크한다. 다음 휴 가 때는 얼굴에 점도 뺄 생각. L부장이 부쩍 ‘스타일’에 신경 쓰는 이유는 한 살 이라도 어려보이기 위해서다.

L부장은 “회사 임원부터 시작해 전반적으로 나이가 젊어지면서 외모에 신경 안 쓸 수가 없다”면서 “TV에서도 어려보이는 ‘동안’이 유행이라는 둥 분위기에 뒤처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젊게 보이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동안이 면접에서도 유리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온라 인 취업업체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 과, 응답자의 65% 이상이 “동안을 선호하며 채용 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한 살이라도 젊게 보이기 위한 ‘동안’이 유행인 이유다.

기업들이 동안 대회를 열어 홍보에 나서는가 하면, 광고회사와 방송사들은 ‘어려 보이는’ 모델과 탤런트를 찾기에 분주하다. 동안을 주제로 한 인터넷 모임도 유행 . 다음 등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의 동안 관련 모임은 급속히 늘고 있다. 동안을 만드는 화장법, 관리법, 체험 사례 등이 조회 수가 높다. 성형외과에서도 턱 선을 갸름하게 하고 이마를 도톰하게 하는 이른바 ‘동안’ 수술 문의가 많다. 동안에 도움이 된다는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 판매도 늘어났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동안 페어’를 열었다. 고객들 중 어려보이는 동안을 뽑는 ‘ 동안 콘테스트’와 함께 동안 유지 비결에 대한 강연, 동안 테마 무료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길 원하는 고객들 욕구가 많다”면서 “이를 충족시켜주고 ‘봄’과 동안 이미지가 어울려 동안 페어를 기획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은 동안 신드롬을 겨냥해 최신 패션 아이템만으로 구성한 ‘동 안 만들기’ 기획전을 진행했다. 20대 분위기의 패션 아이템을 주제로 진행된 행사 가 동안의 유행과 함께 판매 실적이 좋았다는 게 G마켓 관계자 설명이다.

 

■주름개선 화장품 시장 급성장■

‘동안’ 유행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역시 화장품과 패션산업.

화장품 업계는 어려보이기를 원하는 소비자 욕구를 감안한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 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노화방지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레티놀이나 콜라겐 성분을 광고 문구에 강조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지난해 5월 태평양이 내놓은 주름개선과 미백 기능성 화장품 ‘아이오페 매직이펙 터’는 동안열풍이 거세진 올해 월 평균 2만7000개가 팔려 13억5000만원 매출을 기 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40% 이상 성장한 수치다.

대한화장품협회가 분석한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을 보면, 주름개선을 주효능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초창기였던 지난 2000년 기능성 화장품 시장 은 불과 289억원 규모였지만 최근엔 5000억원 이상을 바라보는 시장으로 급성장했 다.

동안을 위한 메이크업 제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입술 중앙 부분에 발라 입체 감을 주며 어린 인상을 주는 립글로스와 화사한 피부 표현을 위한 장밋빛 블러셔가 인기다. 남성용 마스크 팩 등 피부관리 제품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의류구매 패턴에도 동안 유행이 영향을 미친다.

현대백화점 여성캐주얼팀 김석주 바이어는 “2002년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 지를 타깃으로 한 이지캐주얼 브랜드에서 30~40대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수 준이었지만 지금은 50%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90년대만 해도 30~40대 고객이 영캐주얼을 즐겨 입는 것은 얇은 지갑 탓이 컸지만 요즘은 나이보다 어리게 보이려는 사회 분위기로 이유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서정미 삼성패션연구소 수석연구원 역시 “요즘 들어 나이 등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패션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가 뚜렷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캐주얼 브랜드가 최근 백화점 등지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중장년층 캐주얼 브랜드 로가디스그린라벨은 봄 시즌 들어 전년대비 57%나 매출이 신장됐다.

심문보 제일모직 과장은 “현재 40대를 맞은 사람들은 80년대 교복 자율화를 겪고 컬러TV를 보고 자란 세대들인 만큼 스타일에 대한 감각이 예전과 다르다”며 “그 만큼 중후한 멋이 아닌 보다 젊어 보이는 모습으로 자신을 가꾸려는 욕구가 강하다 ”고 설명했다. 업계는 중장년층을 위한 캐주얼 의류 시장이 2년 내 1.5배 이상 성 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가발 또한 동안 열풍을 탔다. 여학생 스타일을 원하는 여성들에게는 긴 생머리 가 발이 필수품. 영화 ‘왕의 남자’에서 인기를 끈 이준기 스타일 가발은 젊어 보이 려는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제약업계, 코엔자임 제품 전쟁■

제약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인체 내 노화를 방지하고 신진대사 활동을 촉진하는 기능 을 지녔다는 ‘코엔자임Q10’ 성분을 응용한 제품개발이 유행이다.

연중행사로 동안선발대회를 열고 있는 영진약품은 지난해 7월 코엔자임Q10이 함유 된 드링크 ‘영진큐텐’을 출시한 이후 종합영양제 ‘신셀몬큐텐정’를 비롯해 ‘ 코엔자임Q10 에센스마스크’ ‘큐텐벨마르립케어세트’ 같은 화장품 종류도 시중에 내놨다.

국내 최초 코엔자임Q10 합성원료 생산에 성공한 대웅제약 측에 따르면 국내 코엔자 임Q10 시장은 3년 내 1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일본의 코엔자임 Q10 시장은 99년 441억원 크기에서 2001년 식품원료로 허가된 후 2003년 684억원, 화장품에 대한 사용인가를 받은 2005년에는 약 4050억원으로 시장이 성장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 시장규모는 올해 미국 1조원, 일본 4000 억원, 유럽 2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세계 두 번째로 코엔자임Q10 대량합성 생산능력을 갖춰 지난해 300억원어치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말 코엔자임Q10이 함유된 종합영양제 ‘게므론코큐텐’을 선보이며 본격 판촉 활동 에 나섰다.

 

■중장년층 성형·패션 관심 높아져■

옷이나 화장품이 아니라 피부와 얼굴 자체를 어려보이게 만들겠다는 분위기도 확산 일로.

고운세상피부과에서 최근 3년간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40대 이상 중년 층이 병원을 방문한 숫자가 2.4배로 크게 증가했다.

이들이 주름에 관련한 고민을 상담한 건수는 전체의 22.1% 비중을 차지한다. 또 다 른 20.9%는 검버섯, 기미 등 피부노화로 인한 방문으로 중년층의 거의 절반 정도가 피부노화 방지를 목적으로 병원을 방문한다고 볼 수 있다.

경희의료원 성형외과가 지난 5년간 1146건의 미용 성형수술 사례를 분석한 데이터 도 비슷한 결론이다. 10대에서 20대 젊은 피시술자들에게는 코 성형이나 쌍꺼풀 수 술이 1, 2위를 다투는 데 비해 30대 이상으로 가면 보톡스 주름제거나 눈꺼풀 처짐 제거가 그 위치를 대신한다.

조사를 총괄한 박준 성형외과 교수는 “어려보이는 인상을 선호하는 사회 추세에 따라 젊게 보이려는 목적으로 병원을 찾아오는 건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주름 제거술은 보통이고 자신의 아랫배나 엉덩이 등에서 지방을 채취해 코 옆이나 광대 뼈 밑에 주입하는 방식도 역시 증가 추세란 설명이다.

일부 노화방지 클리닉에서는 최근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신체노화를 막으려는 수요 도 늘고 있다. 김상우 강남차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노화방지 클리닉을 찾는 손님 중 호르몬 요법을 요구하는 경우는 하루 평균 7~8명꼴이지만 요즘 들어 그 수 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간매경 [김병수 / 이윤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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